에너지는 왜 항상 ‘손실’될까— 효율 100%가 불가능한 물리적 이유
1. “에너지가 사라진다”는 말은 틀렸다
일상에서는 종종 이런 표현을 쓴다.
“에너지가 손실된다”, “전기가 새어 나간다”, “효율이 떨어진다”.
하지만 물리학적으로 에너지는 사라지지 않는다.
에너지 보존 법칙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깨진 적이 없다.
그럼에도 불구하고,
우리는 왜 모든 시스템에서 ‘손실’이라는 개념을 사용할까?
이 질문에서부터,
에너지 시스템의 본질이 드러난다.
2. 문제는 ‘양’이 아니라 ‘쓸 수 있는 형태’다
에너지는 보존되지만,
항상 우리가 원하는 형태로 유지되지는 않는다.
전기는:
- 열로 변하고
- 소리로 퍼지고
- 진동으로 흩어진다
이 과정에서 에너지는 여전히 존재하지만,
다시 회수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.
이 상태를 설명하는 개념이 바로
**엔트로피(entropy)**다.
3. 열역학 제2법칙이 말하는 냉정한 현실
열역학 제2법칙은 이렇게 말한다.
고립된 시스템에서 엔트로피는 감소하지 않는다.
쉽게 말하면,
- 질서 → 무질서 방향은 자연스럽고
- 무질서 → 질서 방향은 외부 개입 없이는 불가능하다
그래서:
- 마찰이 있는 한 손실은 생기고
- 저항이 있는 한 열은 발생하며
- 완전한 효율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
효율 100%는 기술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물리 법칙의 문제다.
4. 왜 ‘손실을 줄인다’고 표현할까
현실의 공학은
손실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
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.
- 고전압 송전 → 전류 감소 → 저항 손실 감소
- 윤활 시스템 → 마찰 최소화
- 냉각 설계 → 열 축적 방지
이 모든 것은
열역학을 거스르는 시도가 아니라
그 한계 안에서 최적화를 시도하는 과정이다.
5. 모든 기술 시스템은 ‘타협의 결과물’이다
에너지 시스템은 언제나
세 가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다.
- 효율
- 안정성
- 비용
효율만 추구하면:
- 시스템은 불안정해지고
안정성만 추구하면: - 비용이 급격히 증가한다
그래서 현실의 기술은
항상 불완전하지만 지속 가능한 형태로 설계된다.
6. 우리가 ‘에너지 손실’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
에너지 손실을 이해한다는 것은
단순히 물리 지식을 아는 것이 아니다.
그건 곧:
- 기술의 한계를 이해하는 것이고
- 과장된 약속을 걸러내는 기준이며
- 시스템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
완벽한 효율을 주장하는 기술이 있다면,
그 순간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할 것은
기술이 아니라 설명이다.
마치며
에너지는 사라지지 않는다.
하지만 쓸 수 없게 변한다.
그리고 이 변화는
인간의 실수가 아니라
자연이 정한 규칙이다.
기술은 이 규칙을 이기려 하지 않는다.
그 안에서 가장 덜 잃는 길을 찾을 뿐이다.